"사토시처럼 부르고 싶다"는 말을 수업에서 듣습니다.
그런데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 건지는 대부분 본인도 모릅니다. 높이인지, 가벼움인지, 말하듯 붙는 발음인지. 그래서 연습도 방향 없이 갑니다. 일단 높은 음부터 지르고 봅니다.
프리텐더(Pretender)를 예로 들겠습니다. 이 곡은 웬만한 보컬이 따라 부르지 못합니다. 그런데 못 부르는 이유가 높이가 아닙니다.
이 곡이 어려운 진짜 이유
곡을 들어보시면 음이 계속 움직입니다. 올라갔다 내려오고, 한 음을 길게 끌다가 또 움직입니다. 그 위에 가사가 계속 붙습니다. 발음이 쉴 새 없이 바뀝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그 모든 변화 동안 소리의 성질이 안 바뀝니다.
음이 높아져도, 낮아져도, 같은 음을 유지해도, 발음이 바뀌어도 — 첫소리에서 잡은 상태가 그대로 갑니다. 그게 이 곡을 끝까지 부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고, 대부분이 못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걸 수업에서 스탠스라고 부릅니다.
음이 높아지든 낮아지든, 같은 음을 유지하든, 발음이 바뀌든 — 첫소리와 같은 스탠스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게 안 되면 어떻게 되느냐. 한 소절은 됩니다. 두 소절도 됩니다. 그러다 후렴에서 무너집니다. 완곡이 안 되는 겁니다. 노래방에서 프리텐더를 부르다 중간부터 소리가 달라지는 걸 스스로 느끼셨다면, 그게 스탠스가 풀린 지점입니다.
스탠스가 흔들리는 세 지점
곡 전체를 통틀어 스탠스가 무너지는 자리는 세 종류뿐입니다. 자기가 어디서 무너지는지 알면 연습 대상이 정해집니다.
1. 음이 올라갈 때
가장 흔합니다. 음이 올라가면 몸에서도 뭔가가 같이 올라갑니다. 후두가 딸려 올라가고, 그 순간 소리의 성질이 바뀝니다.
음만 올라가야 합니다. 같이 올라가는 게 생기는 순간이 조이기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이건 따로 자세히 쓴 글이 있습니다. → 목 조이지 말라는 말은 도움이 안 됩니다 — 고음 목 조임, 뭘 어떻게 바꿔야 하나
2. 음이 내려올 때, 그리고 같은 음을 유지할 때
의외로 여기서 더 많이 무너집니다. 올라가는 건 신경 쓰는데 내려오는 건 안 쓰거든요. 힘을 놓아버립니다.
그런데 내려올 때도 문제는 똑같이 후두입니다. 방향만 반대입니다.
올라갈 때는 조여지면서 후두가 올라갑니다. 내려올 때는 너무 풀려서 후두가 올라갑니다. 결과가 같습니다. 톤이 달라집니다.
왜 그러냐면, 내려올 때도 복압은 유지되어야 하는데 대부분 거기까지 신경을 안 씁니다. 음이 내려가니까 힘도 같이 놓습니다. 복압이 풀리면 소리를 지탱할 게 없어지고, 그 일을 후두가 대신 잡아버립니다. 몸통이 놓은 자리를 목이 받는 겁니다.
그래서 내려오는 구간에서 해야 할 일은 힘을 빼는 게 아니라 복압을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음은 내려가도 몸통은 안 내려갑니다.
3. 발음이 바뀔 때
프리텐더는 가사가 촘촘합니다. 모음이 계속 바뀌고, 자음이 계속 끼어듭니다. 발음이 바뀔 때마다 소리 나는 자리가 같이 움직이면 스탠스가 풀립니다.
소리는 입을 벌렸을 때 앞에서 발음이 만들어지는 감각으로 잡아야 합니다. 발음이 바뀌어도 그 자리는 안 움직여야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고음이 아니라 밸런스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프리텐더를 완곡하려면 밸런스가 잘 잡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밸런스가 잡혀 있다는 건 자기 목소리를 다룰 줄 안다는 뜻입니다. 높은 음이 나오느냐가 아니라, 음이 어디로 가든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고음 연습만 따로 해서는 이게 안 됩니다. 3옥타브가 올라가는 사람도 프리텐더를 완곡 못 하는 경우를 봅니다. 올라가는 건 되는데 유지가 안 되는 겁니다.
따라 하다 망가지는 방식
여기가 이 글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위의 세 지점을 모른 채로 계속 따라 부르면 어떻게 되느냐. 한 번 무너지고 마는 게 아닙니다. 쌓입니다.
올라갈 때 조이고, 내려올 때 풀려서 또 후두가 잡고. 이게 반복되면 후두 긴장도가 점점 높아집니다. 그러면 이런 순서로 갑니다.
- 먼저 음정이 흔들립니다. 같은 음을 부르는데 플랫되거나 샵됩니다.
- 그다음에는 원래 나오던 소리가 안 나옵니다.
여기서 대부분이 오해합니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네", "음감이 나쁜가 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음감 문제가 아닙니다. 긴장이 쌓여서 음을 제자리에 못 놓는 상태가 된 겁니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더 연습하면 더 나빠집니다. 쉬어야 할 때 연습량을 늘리는 셈이라서요.
어려운 곡을 반복해서 따라 부르는 게 위험한 이유가 이겁니다. 프리텐더처럼 음이 계속 움직이고 발음이 촘촘한 곡은 무너지는 지점이 한 곡 안에 수십 번 나옵니다. 스탠스 없이 반복하면 그만큼 쌓입니다.
목이 아프거나 쉰 목소리가 이어지면 연습을 멈추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먼저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발성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의학적 진단이 아닙니다.
그럼 내 목소리는 지금 어디쯤인가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다음 질문은 하나입니다. 나는 세 지점 중 어디서 무너지는가.
올라갈 때인지, 내려올 때인지, 발음이 바뀔 때인지. 이걸 모르고 따라 부르면 흉내만 남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자기가 어디서 무너지는지 못 느낍니다. 무너진 다음에야 소리가 이상하다는 걸 압니다.
저희가 만든 VBTI는 목소리를 다섯 축으로 실측합니다. 성대접촉력·전방공명감·피치유연성·호흡제어력·볼륨조절&표현력. 그리고 이 다섯이 얼마나 같이 움직이는지를 가운데 코어 하나로 보여줍니다. 그게 밸런스입니다.
위에서 말한 스탠스가 무너지는 세 지점은, 이 다섯 축이 따로 놀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음이 올라갈 때 호흡제어력은 그대로인데 성대접촉력만 튀거나, 발음이 바뀔 때 전방공명감이 빠지거나. 코어가 그걸 숫자로 보여줍니다.
유형 진단은 무료입니다. 녹음 한 번으로 실측 미리보기까지 무료로 보실 수 있고, 리포트 전체는 2,900원입니다.
유형이 어떻게 나뉘는지 먼저 보고 싶으시면 → VBTI 목소리 유형 16가지
저희 학원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어디가 약한지 알고 연습하는 것과 모르고 연습하는 것의 차이가 큽니다.
이 글은 공개된 음원을 듣고 쓴 관찰이며, 해당 아티스트의 발성법을 대변하거나 평가하지 않습니다. 발성 지도 경험에 근거한 의견이고 의학적 진단이 아닙니다. 보컬 후지하라 사토시(藤原聡, 후지와라 사토시로도 표기됩니다).
직접 봐야 하는 단계라면
스탠스가 어디서 풀리는지는 혼자서 찾기 어렵습니다. 본인 귀에는 안 들리기 때문입니다.
- 원데이 클래스 60분 50,000원 (정가 55,000원) — 지금 어디서 무너지는지 확인하는 용도
- 정기 레슨 월 4회 250,000원 (주 1회)
- 위치: 경기 안양시 동안구 동편로27번길 6, 1층 102호 — 4호선 인덕원역 8번 출구 도보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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